2024년 갑진년(甲辰)이 왔습니다. 존경하는 한국원자력학회 회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올해 내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학회장으로서 할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다짐하고자 합니다.
원자력 부문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碌碌)하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전액 삭감되었던 생태계활성화, 혁신형SMR (iSMR) 및 원전수출과 관련한 예산은 복구되었습니다. 그러나 삭감이 시도된 배경을 생각해 본다면, 또 탈원전 정책에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이 여전히 같은 목소리를 내고 한전의 적자와 전력 불안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하면서 원자력 흠집내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본다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와 관련하여 거짓된 선동이 있었고 그것이 여전함을 본다면 탈원전 정책의 시즌2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바뀐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이 글을 쓰는 시간까지도 정부는 신규원전에 대한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신규원전을 위한 부지확보를 위한 노력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의 경직성 문제를 마치 원전의 문제인 양 떠넘기고 있으며 원전의 탄력운전을 위한 행정적 준비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원자력의 장기적인 정책을 생각하지 못하고 단기적 현안을 처리하는데 급급하고 있으며 원자력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이전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고위 당국자는 정책의 심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겉보기 평가만 내리고 있습니다.
원자력 부문을 진단하고 정책적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회는 원자력 기술과 정책의 싱크탱크로서 보다 활발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학회가 어떤 일을 직접 수행하지 않더라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적극적 활동을 촉구하는 역할은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이슈위원회와 학회의 정책부회가 내실있는 논의를 통해서 현실적이고 이행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에서와 같이 원자력과 유관한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특히 원전의 안전이슈가 발생했을 때, 관련 연구부회와 소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법의 국회통과 등 현안에 대해서도 학회의 입장을 정리하여 대응하겠습니다. 학회 이사 및 관계자간 빠른 의견수렴과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제를 갖추겠습니다.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습니다. 탈원전 정책을 통해서 배운 것은 원자력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국민이 인정하고 허용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공공부문 종사자로서 원자력의 혜택을 드리는 것도 국민의 지지하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회장단과 관련 위원회 그리고 지역지부가 협력하여 원전 지역과의 소통체계를 재구축하고, 연계 방안을 찾겠습니다. 국내외 학회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 또한 수출대상국과의 협력체계도 구축되어야 합니다.
정보 교류와 소통의 창구인 학회 홈페이지를 더욱 개선하겠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이용자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원자력 관련 국내외 주요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강화하려 합니다.
학회활동의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그간 학회는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하였습니다. 회원수가 6천 명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기업체 회원도 늘었고 회비납부도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회의 본질은 외형이 아니라 학술의 진보에 있다고 봅니다. 학술지인 NET는 우리 학회의 큰 자랑입니다. 원자력 부문의 학술지에서 세계5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쏟아지는 투고를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성장하였습니다. 한편 학술대회의 논문의 질은 퇴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부문의 논문은 매우 낮은 심도와 학술적 가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술대회 논문의 심사를 강화하겠습니다.
여러 가지 학회활동을 회원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할애한 전문성에 대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이슈위원회와 소통위원회의 활동결과가 반드시 발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관의 입장 등이 학술활동의 저해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계획 중인 학회 주관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잘 진행하겠습니다. 저희 학회가 주관하는 춘계와 추계 학술발표회,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한일 원자력열수력 심포지엄(NTHAS-13), 원전계측제어 국제심포지엄(ISOFIC 2024), 국제원자력기구(IAEA) Dialogue Forum, PBNC (Pacific Basin Nuclear Conference), 원자로열수력, 운영 및 안전 국제회의(NuTHOS-14), GLOBAL2024 등의 활동도 잘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초·중·고 교원직무연수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따라서 이를 보다 확대하고 다른 아웃리치 활동도 구상하여 꾸준히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당부드립니다. 회원님들과 함께 우리 학회와 우리나라 원자력이 더욱 튼튼해지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보람이 가득한 갑진년이 되시길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