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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소식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모두가 찬성하지만 미래 에너지를 두고 사람들의 인식은 다양하다. 자신의 신념이나 국적에 따라 선호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에너지의 진영은 RE100과 CF100의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다. RE100은 원자력을 거부하는 진영이고 CF100은 원자력을 포함하는 진영이다. RE100은 환경을 주장하는 국제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CF100은 공공 기관에서 지원한다. CF100을 지원하는 기관에 따라 나누면 UN에서 지원하는 24/7 CFE(Carbon Free Energy)와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CF 연합이 있다.

24/7 CFE는 UN이 추구하는 지속발전목표(SDG) 17개 항목의 하나이다. UN이 평화와 전쟁을 조율하는 국제무대로 인식되지만 UN은 인간다운 생활터전을 위한 프로그램인 SDG을 전개한다. SDG는 기아퇴치, 불평등 해소, 기후변화 대응, 해양 오염 방지 등을 목표로 두고 있다. 24/7 CFE가 SDG의 한 요소이라는 점은 24/7 CFE가 지속가능한 지구와 발전을 추구하는 균형 잡힌 활동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24/7 CFE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CF 연합을 별도로 추진하는 이유가 뭘까?  24/7 CFE는 UN이 지원하여 Microsoft, Google 등의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자발적 사업으로 추진이 느리다. 미국이나 중국은 거대한 대륙에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 태양광에 유리하지만 한반도는 동해와 서해에 해가 거의 동시에 뜨고 진다. 그만큼 태양광 발전시간이 짧다. 다른 나라들이 느린 24/7 CFE를 천천히 따라가도 되지만 한국은 기다릴 여유가 없다.      

2023년 CF 연합 창립총회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한화설루션,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등 14개 기업‧기관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후 CF연합에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5개국의 지지를 받았고 이번에 일본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국가는 국익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선택하지만 정보가 축적되면 이산화탄소 저감과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현실적인 전 세계 에너지정책이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 CF 연합이 이 과정에서 촉매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원자력학회는 이해 당사자이므로 CF 연합 선언에 조심스럽지만 정확한 과학적 사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 사실에 입각하여 국제 표준이 수립되면 CF 연합을 해체하든지 한국이 주도했다는 꼬리표도 버릴 필요가 있다. 정확한 정보 제공자로서 원자력 학회도 더 이상 관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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