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주

존경하는 원자력학회 회원 여러분,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계절이 지나가고 다가옴이 자연의 순리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원자력계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많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2009년 요르단연구용원자로 및 아랍 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과 함께 원자력 황금기를 맞이하였으나, 2011년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한수원 품질서류 위조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근래에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초기 탈원전) 정책으로 인하여 원자력 산업 전반이 극심한 침체국면을 맞이하였습니다. 또 최근에는 핵종분석오류, 원전의 절차서 미준수, 원전 운전자의 조작 미숙 등의 문제로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중에도 신형경수로 APR 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기관인 NRC로부터 설계인증(DC)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기에 50년 역사를 가진 우리 원자력학회가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존경하는 회원님들의 뜻을 모아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원자력학회는 금년 춘계학술대회 기간 중에 개최된 5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비전 2050’과 ‘7대 핵심가치’를 선포하고 앞으로 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미래비전 2050’에서는 원자력학회가 ‘인류와 환경을 위한 원자력과학기술의 중심’이 되어야 함을 표방하였습니다. ‘7대 핵심가치’에서는 ‘안전, 혁신, 융합, 소통·신뢰, 교류·협력, 인력양성, 지속성’ 등을 제시하였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안전)
학회는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구환경을 보존하며 국민이 안심하고 원자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원자력과학기술을 개발·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

둘째, (혁신)
학회는 국가와 인류의 미래와 환경을 지키고, 원자력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혁신적인 연구와 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셋째, (융합)
학회는 다른 과학기술 분야와의 학문적 융합과 국내외 여러 학회와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과학기술의 다양한 융합을 통하여 원자력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앞장선다.

넷째, (소통·신뢰)
학회는 각종 원자력 현안에 대해 가치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원자력계 내·외부 및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대안을 제시한다.

다섯째, (교류·협력)
학회는 국내 산·학·연·관과 협력,교류를 촉진하고, 기후변화 대응 등 세계적인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내외 학회와 협력한다.

여섯째, (인력양성)
학회는 회원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인력양성에 노력하여, 원자력 전공 학생들이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곱째, (지속성)
학회는 원자력과학기술 분야가 지속적으로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대외적으로 원자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원자력산업 발전을 위한 원자력기술 표준 제정에 기여한다.

이러한 ‘미래비전 2050’과 ‘7대 핵심가치’의 적극적인 실행을 통하여 원자력학회가 전문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비정치, 비영리 학술단체로 거듭남으로써 원자력이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 기여하고 국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원자력학회가 사회적 갈등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고 오로지 과학적, 공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행동하며 국민과 소통하는 원자력 전문 학술단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원자력 학회 회원 여러분!

어려운 시기에 학회장을 맡게 되어 큰 부담감과 함께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의 작은 힘이나마 원자력학회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원자력학회 제32대 회장 민병주